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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일 해야 하는데, 일은 안 되고, 속도가 안 나고. 이 놈의 몹쓸... 마감병.  한강 - 449project 공선옥 소설을 읽으면, 엄마한테 그 소설을 읽어 주고 싶다. 처음에 그런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이 음악. 가사도 하나 없는 연주곡인데, 이야기가 들린다. 몇 년 전 모 행사에서 처음 이 음악을 들었고, 그 밴드명을 각종 사이트에서 뒤져서 간신히 이 라이브를 찾아냈다. 찾아 내자마자 엄마를 내 방으로 불러서 이 음악을 들려줬다. (뭐... 엄마한테 무시만 당했다.) 박자를 맞추는 손뼉 소리가 나고, 핸드폰 벨소리가 들리고, 말소리가 들리고, 아기가 있는지 옹알대는 목소리도 들리고, 음악이 끝나면서는 와~! 함성 소리가 나왔다가 느닷없이 끊긴다. 이 밴드의 앨범이 나온다고 했던 게 몇 년 째인데.. 2010. 2. 4.
멍멍이 술 마시고 한껏 오른 취기를 가라앉히느라 자전거를 끌고 한강까지 나갔다. 오늘 산 담배는 거의 떨어져 갔고, 며칠 전 해 놨던 밥도 다 먹어버렸기 때문에 슈퍼에 들러 담배 한 갑고, 내일 아침에 먹을 짜파게티, 갑자기 땡겨버린 찹쌀떡 한 봉지를 사서 나왔다. 자전거를 타려고 하는데, 옆에 멍멍이가 한 마리 와서 섰다. 그렇게 불쌍하게 생긴 멍멍이는 처음 봤다. 지저분했고, 못 생겼고, 게다가 억울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지도 못하고, 흐음... 어쩌지... 계속 멍멍이를 바라봤다. 멍멍이는 내 옆에서 떠나지 않았다. 계속 축 처진 눈으로 날 바라봤다. 흡사... 학교 다닐 때 인문대 자판기 커피 앞에서 지나가는 선후배 및 동기들에게 "백원 만..." 하던 나의 표정 같기도 했다. 난 보지 못했.. 2010. 1. 30.
시대의 변화 1966년 봄, 어느 기자가 사이공에서 한 공군 장성과 인터뷰를 했다. 기자: 철학적인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우리가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에 대한 폭격을 모두 멈추어야 한다고, 그렇게 하면 이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협상에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장성: 글쎄요, 우리는 우리의 맡은 바 일을 하기위해 이곳에 파견 됐습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하고 있으며, 이를 완수할 때까지 여기 머무를 것입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전쟁에 반대한다.], 하워드 진, 2003년 2003년, 숙소는 쩔쩔 끓었다. 늘 그랬듯 50도를 오르내렸을 지도 모르는, 어느 날이었던가. 아마도 의자가 여럿 있던 큰 방에서, 누군가는 글을 쓰고, 누군가는 잠깐 낮잠을 자고, 나는 책을 .. 2010. 1. 29.
중간 일기 1. 되살림 가게에서 두루를 받았는데, 5천 두루라고 해서 '와, 대박이야!' 혼잣속으로 좋아했는데 뭘하지, 뭘하지. 감자탕 사먹을까, 두근두근 했는데 나와서 두루를 확인해보니 종이에 자그마하게 써있던 게 '되살림 가게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되어 있었고 혼잣속으로 다시 조용히 '젠장. 언제, 뭘 사서 쓰냐...' 2. 파마한 지 한 달 만에, 점점 산발이 되어 가는 머리를 참다 못해, 마침 이벤트 기간이라며 7천원에 잘라 주는 미용실을 찾아 갔는데 프로페셔널하지 못하게, 1센티를 자를까요, 1.5센티를 자를까요 물어보더니 머리카락을 다 자르고는 드라이로 쫙쫙 머리를 피면 파마한 지 한 달 만에 머리카락이 부스스하게 풀려버릴 거 아니냐고. 아, 썅. 2010.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