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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동안 한 마디도 안 하고 살았다고 생각했다. 온종일 컴퓨터 앞에서 자판만 두드리니, 문자나 MSN은 제외하자. 그나마 그거라도 했으니 다행이긴 하지만, 손가락으로 말하는 거 말고 목소리로 말하지 않으니 좀 답답하긴 하더라. 어쨌거나 저쨌거나 어제부터 말없이 살다보니, 밥먹느라 놓친 전화가 다 속상하더라. 근데, 생각해보니, 누구 엄마를 찾는 잘못 걸려 온 전화가 어젠가 오늘 있었고 오늘은 시사인에서 정기구독료 낼 수 있느냐고 묻는 전화가 왔으니, 말은 한 거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 정작 좀 심심했던 거는 사람의 꼬라지를 한 번도 못 봤기 때문이었던 거다. 저녁에 일 끝내고 몰아서 본 과 의 남녀들 빼고는 본 인간이 없네. 아참, 낮에 우리 집에 복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어느 아줌마가 찾아 오긴 했.. 2010. 3. 31.
싹이 돋아 올랐네 지난 주 320 문화제에서 꽁꽁 얼어가며 '시와'라는 여자 가수의 음악을 들었다. 참 좋았다. 좋아서 뒤졌고, 앨범을 샀다. 1집의 타이틀이 인줄 알았다가, 앨범을 리핑한 뒤에야 라는 걸 알았다. 왜 '새'는 식상한데, '씨'는 그렇지 않은지 모르겠지만, 더 가사가 귀에 들어오더라. 아, 깜짝이야. 싹이 돋아 올랐네. ------------------------------------- 어느 날 찾아온 작은 씨 가슴에 가만히 내려놓았지 혹시나 먼지가 아닐까 의심하던 나의 마음 무색하게 싹이 돋아 올랐네 한 번도 본 적 없는 햇빛만 닿아도 얼마나 예쁜지 어느 날 찾아온 작은 씨 가슴에 가만히 내려 놓았지 혹시나 먼지가 아닐까 의심하던 나의 생각 무색하게 싹이 돋아 올랐네 한 번도 본 적 없는 햇빛만 닿아도 .. 2010. 3. 30.
3월 하난 오늘 하루, 전화가 몇 번 왔고(다들 아침부터 전화를 하니 당근 못 받았고, 나중에) 문자로 알려 주고. 전화 통화 한 사람한테 어찌 알았느냐 했더니 프레시안에서 봤다고. 공간 민들레 좀 좁은데, 혹시나 앉을 자리 없이 사람들이 오는 게 아닌가 좀 걱정되는데. 사람들이 이러다가 안 오는 경우도 많지만. 음... 또.... '우리'의 이상한 아우라, 전파가 닿아서..... 혹시나.... 예전처럼.... 음........... 그나저나, 또 이름 올려서 프레시안에 기사 나갔잖아. 뒤늦게 홈페이지에서 바꾸면 뭐하냐. 이라크 게시판 것만 바꾸고, 알림 란은 바꾸지도 않았어요. 바보 염탱이. *************************************** 중동의 평화를 바라며 중동 사람들의 삶에 공감하기 .. 2010. 3. 25.
'당연'과 '물론'의 세계 아침에 눈뜨면 세계가 있다. 아침에 눈뜨면 당연의 세계가 있다. 당연의 세계는 당연히 있다. 당연의 세계는 당연히 거기에 있다. 당연의 세계는 왜, 거기에, 당연히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처럼, 왜, 맨날, 당연히, 거기에 있는 것일까, 당연의 세계는 거기에 너무도 당연히 있어서 그 두꺼운 껍질을 벗겨보지도 못하고 당연히 거기에 존재하고 있다. 당연의 세계는 누가 만들었을까 당연의 세계는 당연히 당연한 사람이 만들었겠지, 당연히 그것을 만들만한 사람, 그것을 만들어도 당연한 사람, 그러므로, 당연의 세계는 물론 옳다. 당연은 언제나 물론 옳기 때문에 당연의 세계의 껍질을 벗기려다가는 물론의 손에 맞고 쫓겨난다 당연한 손은 보이지 않은 손이면서 왜 그렇게 당연한 물론의 손일까, 당연한 세계에서 나만 당연하.. 2010.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