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설72

끝나지 않는 치과 진료의 역사 작년 하반기 내내 치과에 다녔다. 느닷없는 한밤중 폭식을 즐기는 까닭에 충치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꽤 목돈이 나가자 얼떨떨하긴 했다. 사실 '얼떨떨', 보다는 엄청 한탄스럽기만 했지만. 그렇게 몇 달을 다니고도 해결하지 못한 하나 때문에 다시 치과에 갔다. 사랑니다. 어찌된 일인지 전혀 나하고 어울리지도 않는 요놈의 이는 위아래 왼쪽 오른쪽 돌아가면서 고루 생겼고, 그나마 뽑기가 수월한 녀석들을 작년에 빼버렸다. 하지만 잇몸 살이 올라와 이를 덮고 있는 녀석과 그 위의 녀석은 미루다 미루다 5개월만에 오늘 치과에 가서 빼버렸다. 스케일링을 하고 나면 염증이 더 빨리 가라앉는다고 해서 스케일링까지 받았다. 의외로 사랑니는 금방 뽑혔다. 간호사 언니 말대로, 그 병원의 힘센 원장님 덕이었다. 뽑힌 .. 2011. 3. 22.
동적 평형 미시적으로는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지만, 한 방향의 변화량과 반대 방향의 변화량이 거의 일치하여 거시적으로는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 2011. 3. 12.
신변잡기 평소에 꿀물은 달아서 먹지 않는다. 몇 년 전, 원래 술을 지독하게 먹고 난 후에는 두통이 심해져 두통약을 두 알씩 먹다가 아저씨들처럼 꿀물로 숙취를 해소하면 어떨까 싶어 따뜻한 꿀물을 먹었던 게 이제 익숙해져 꿀물을 먹기 시작했다. 술을 많이 많이 마신 다음 날에는. 꿀물은 달고 따뜻하다. 하지만 술을 완전히 깨기 위해서는, 라면이나 짬뽕 국물 같은 게 필요하고, 화장실도 시원하게 갔다 와 줘야 하고, 잠을 푹 자 줘야 한다. 꿀물을 먹는다고 술이 깨는 건 아니다. 몸을 혹사하면 몸을 편안하게 해 주고, 몸을 위로해 주어야 하는 게 예의다. 가게에서 파는 꿀물 따위로 입만 달래면, 몸이 슬퍼할테다. 왜 술을 마셨지, 왜 그렇게 많이 마셨지, 왜 그들과 마셨지, 요즘 왜 이렇게 자주 마시지, 왜 그렇게 .. 2011. 1. 8.
개봉박두 - 명절대결 곧, 명절.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는, 설날이건 추석이건 잘 안 찾게 되었는데 간만에 외갓댁으로 고고씽. 나이 많은 누나들과 막내 남동생, 여전히 고집이 카랑카랑한 늙은 엄마의 대결을 더 이상 볼 수는 없으나, 네 남매가 동시에 말을 하며 텔레비전 소리를 잡아 먹는, 그 절대 지존의 포스와 오~라를 풍기는 방(方)가의 대결은 여전할 것인가.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수다와 뒷담의 한 판. ** 추석, 설날이면 외갓댁에 갔다와서 미니홈피이건, 프리챌 커뮤니티에 그 긴박함을 옮기고는 했다. 이참에 생각나서 퍼 오려고 했는데 그 글들은 못 찾고 쓸데없이 과거를 뒤적인 꼴이 되어버렸다. 술 먹고 꼬장부리며 했던 말을 반복하고 있는 게, 지금도 변함없어 참... 추저분하다 싶었다. 그리고 가끔, 마음 아파하.. 2010.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