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설72

2010 - 33 이제 서른 세 살이다. 숫자로 써 놓으니 나름 삼삼하다. 1.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 이사야 43:2 난 교회에 다니지만 열심히 다니지 않고 절대자를 믿는 편이지만, 그게 하나님인지 예수님인지 어떤 신인지, 희미해진지 오래이다. 매년 마지막날에는 송구영신 예배에 가지만, 새해 첫 기도를 받지 않은지는 까마득하다. 그냥 좀... 무섭다. 어떤 말을 듣게 될지. 올해는 교회에서 성경 구절을 뽑는 행사를 했다. 이런 행사는 또 처음이다. 모든지 뽑기에는 굉장히 신중하고, 사소한데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역시나 반주를 하는 와중에 헌금통을 뒤지고.. 2010. 1. 2.
몇 가지 익숙한 패턴 1단계 - 시작 호기롭게, 또는 대책없이 외치고, 마음을 쉽게 먹는다. 2단계 - 과정1 곧, 약간의 근심과 후회. 괜찮을까, 가도(또는 해도) 될까. + 대책없는 상황을 업그레이드 시킨 시간과 운명 앞에 순응하는 자의 자세. '될 대로 되라지.' 또는 '운명의 수레바퀴에 이 몸을 던지겠어!' 3단계 심한 근심, 걱정, 대책없음에 대한 질책 괜히 그랬어. 어쩔라고. 그리고 생각 안 하기 시작함. 완벽한 '뭐, 어떻게 되겠지.' 멍청한 낙관주의자, 또는 방관자, 또는 또는 또는.... 4단계. 구체적인 준비와 함께 구체적인 상황, 시놉시스 설정 시작 좀 두근거리기 시작 그리고 새로운 근심 급 발생 예를 들어, 아, 사람이 너무 많아. 아, 단체 활동 싫어. 아, 나는 답사도 한 번 안 갔다고. 아, 나는 .. 2009. 12. 1.
고별 촬영 내년 2월이면 꼬박 3년을 채웠겠지만, 이래저래 해서 그걸 못 채우고 학원을 그만두면서 고별 촬영. 내가 우리 학원을 다니면서 가장 좋았던 건, 주변인들에게 여러 번 침이 마르도록 강조하기도 했는데 아주 단순하게 풍경 때문이었다. 월급이 많다던지, 복지가 좋다던지, 아이들이 아주 착하다던지, 공부를 잘 한다던지 이런 저런 여러 가지 것들이 물론, 괜찮은 점도 분명 있었지만, 학원을 그만 두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건 학원을 그만두면 그 동네 갈 일이 없을테고, 그러면 오고 가면서 본 풍경들, 교무실 내 자리에서 보는 풍경도 학원과 함께 사라질테니, 서글펐다. 그래서 고별 촬영. 내 자리. 수학 선생님의 등이 조금 보이네. 약간 난장판. 그러니까, 지리산 갔다 온 뒤로는 저렇게 바탕 화면에 지리산 풍경이 있었.. 2009. 11. 28.
이상한 나날 중에 만난, 앨리스 친구가 놀러 와서 내내 놀다가 친구를 바래다주고는 산책을 갔는데 날씨도 꾸리꾸리하고, 12월이 코 앞인 주제에 별로 춥지도 않아 가을 점퍼를 입고 한강에 나간 이상한 날이었는데 양화대교 정도까지만 사뿐하게 자전거로 달려주고 한강 선착장에서 간식을 즐기고 돌아오려고 했는데 '에이, 간만에 좀 달려볼까' 싶어서 몸을 추스르고 달리려고 했는데 앨리스를 만났네. 시베리안 허스키, 이제 두 달 반 된 족보있는 가문의 아가씨. 어찌나 폴짝폴짝 뛰어다니던지, 너무너무너무 귀여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는 이런 때에 쓰이는 이야기이군, 싶었다. 선착장에 내려가서, 바로 물 앞에서 놀다가 사라질 때는 내가 마침 통화 중이라 못 찍어서 아쉬웠는데 내가 자전거 타고 막 출발하려고 하니 주인과 함께 팔짝팔짝 잔디밭에서 뛰.. 2009.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