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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14

20110801 충북 옥천2 - 집 자다 깨고 자다 깨고 책 좀 보다가 다시 잠이 들고 아점을 해 먹고 씻고 청소를 하고. 그러고 나니 오후 세 시였다. 밖에도 나가지 않고 방에 콕 박혀 빈둥대다보니, 청소를 막 끝낸 집에 정까지 드는 신기한 체험을 했다. 뭐, 이사 안 가고 있을만 한 것 같네. 1. 집 처음 이 집을 구할 때, 아가씨 혼자라는 말에 주인 아저씨(그러니까 나중에 결국 잠수를 탔던 숙소 주인)는 할머니 쓰시는 옆 방을 쓰라고 했다. 나름 배려였을 게다. 그런데 그 집은 '바로' 옆 집도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그 민박집을 발견하자마자, '저 방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었던 그 방이었다. 탁 트인 호수를 바라볼 수 있게 커다란 창을 가진 숙소이지만, 내가 속으로 내심 거절 의사를 밝혔던 그 방은 창문 앞에 커다란.. 2011. 8. 17.
20110731 충북 옥천1 - 詩 온라인 상에서 수많은 섬을 헤집고 다니다가 결국 휴가지로 낙찰된 곳은 내륙이었다. 바다 대신에 호수와 강이 있는 곳, 충북 옥천이었다. 휴가 기간, 가장 성수기인 때, 사람이 없는 곳을 찾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다. 다행히 지인1의 '정지용 시인의 고향 영천'을 tv에서 봤는데 좋더라는 말에 검색을 시작해서 '옥천'이라는 것을 알아냈고, "정지용 좋아했어?" 라며 궁금해 한 지인2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왠지 정지용 시인의 고향이라니까 또 거길 가는 게 그닥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라는 요지의 비슷한 말을 하며 옥천으로 정했다. 그리고 옥천에서 돌아 온 날, 지인3의 "'옥천에 똥이 많다'는 소설 있지 않아?"라는 말에 "녹천이거든요!"라며 코웃음 쳐 주었는데, 이러나저러나 지금 생각해 보니 왠지 .. 2011. 8. 13.
<수정> 말로와 함께, 강 결국 해낸다 했지. 프리미어를 돌려서 avi 파일로 만들어 버렸다고. 말로- 1994, 섬진강 1994, 섬진강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강물인 양 말이 없고 온종일 몸만 뒤척이다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강물되어 말을 잊고 햇살 가득 흘러 가네 나는 바람 부는 언덕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멀리 떠나지도 못하고 부끄러워 서성이다 얼굴 붉힌 노을 받으며 말없이 돌아섰네 섬진강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별빛처럼 고요하고 밤새워 홀로 속삭이다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별빛처럼 반짝이다 어둠을 찾아드네 나는 이 어두운 강변 사연 하나 띄워두고서 마른 그 추억들 사이로 밤 깊도록 서성이다 창백한 새벽빛 받으며 말없이 말없이 돌아섰네 말없이 말없이 돌아섰네 2010. 5. 19.
자전거도 걸어갈 줄 안다고. 출판사 마감이었다. 한 시간 반 자고 일했다. 짐을 얼렁 싸고, 사무실 가서 원고 보내고, 도서관에 책상과 의자가 왔길래 비닐 벗기며 수다 떨다가 남부 터미널로 갔다. 이런..... 환승하는데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 건, 고역이었다. 벌써 지쳤다. 임실에서 강진. 다시 강진에서 운암 삼거리까지. 왜왜왜 여기로 왔을까. 운암에서 강을 타려고 했던 건데, 나중에 안 거지만 여기서는 내가 원하는 길을 갈 수 없었다. 아니 너무 돌아가는 길이었다. 암튼 강진에서 운암으로 오는 버스는 이미 끊겼고, 자전거를 타야했다. 젠장, 오르막이었다. 게다가 버스에서 시달린 자전거는 체인이 빠져버렸다. 앗, 긴급수리. 자전거 수리점 낼까봐. 평지도 마찬가지였다. 바람이 엄청 불고, 가방은 무거우니 자전거는 걸어갔다. 국도는 깜.. 2010.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