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아잔이, 밤새, 밤새 울렸다.
라마단이 끝나고 이드가 시작되는 날. 자다 깨다 자다 깨다 몇 번을 베란다로 나가 봤는데 아무도 안 자는가, 아니면 이 동네는 원래 이런 가.
아침 대여섯 시 즈음, 드디어 라마단을 무사히 마치고 이드를 시작하는 날 아침, 해가 뜨는 시간에 모스크에 모인 사람들이 예배를 드린다. 아 이렇게 잘 보이다니. 모스크 뒤쪽으로 해가 뜨는 게 보인다. 어머나 일출 명소였네, 이 숙소. 근데 모르고 놓쳐 버렸네, 아쉽군.
새벽 예배까지 보고 늦잠을 자버려, 또 늦게 나온 길.
가게에서 만난 청년(기분 나쁘지 않았다, 아가들 해맑았어), 아기바 해변 가는 버스에서 만난 청년(아, 정말 한국말로 욕했다.), 아기바 해변에서 만난 청년들(아기바 해변이 너무 예뻐서 기분이 업된 상태. 기꺼이 찍어 줌.) 자꾸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고.
오랜만에 열심히 찍새 노릇을 했다.
그중에 딱 한 가족만 자신들의 사진을 어떻게 보내줄 수 있냐고, 너의 카메라는 블루투스 되느냐고 물었는데, 아쉽... 되지 않아 내 카메라는. 왓츠앱으로 보내주기로 했는데, 어허, 왓츠앱이 열리지 않네.
아기바 해변, شاطىء عجيبة
'아기바'는 원래 '아지바'라고 읽어야 하는데 구글에도 그렇고 다 아기바, 라고 되어 있다. 이게 이집트 사람들이 저 'ㅈ' 발음을 'ㄱ'로 해서 그런건데, 또 마트루흐에서는 다 '아지바'라고 하더라.
여기가, 그래, 너무 예쁘더라. 전망대라고 할 법한 높은 곳에 주차장이 있고 거기에서 버스를 내리는데, 와와와와, 이 소리밖에 안 나왔다. 그리고 아래 자그마한 해변으로 내려가는데 그 길에서 내려다 보이는 모든 곳이 아름답다. 백사장과 저 멀리 클레오파트라 비치처럼 바위둔덕까지 갖춘 곳. 사진으로 보면 언뜻 물이 없어 보이는 곳도 다 바닷물. 너무 투명해서 물이 안 보여.
하늘색 그라데이션 좌악 펼쳐짐.
비취색, 쪽빛, 코발트색, 기타등등 파란색에 대한 표현은 다 갖다 붙여도 됨.
누구한테 말했듯, 태어나서 본, 제일 예쁜 것임.
아기바 해변 가는 길
주차장 전망대에서.
주차장 전망대에서.
전망대에서 내려 가는 길.
전망대에서 내려 가는 길.
아 투명해.
완전 투명해.
바위에 낙서도 해 놓은 사람들.
너네들 누구니, 야 무스타파와 마르와. 얼레리 꼴레리.
비취색
아아
살짜꿍 파도도.
아아아아아
저 그라데이션.
아저씨가 사진 찍으라고. 뭐라뭐라 앞에 있는 여자분들을 놀려서 그분들이 빵터졌는데, 난 못 알아들었음.
그리고 사람들.
숙소 앞 가게 주인, 물건 팔 땐 안 그러더니 사진 찍을 때 멋지게 웃음. 꼬꼬마들이 같이 사진 찍자고 주인한테 겁나게 보챔. 마지못해 찍었는데, 활짝 웃네. 요녀석 요녀석. 정말, 버스에서 미치는 줄. 내가 못알아들어서 그렇지 니네들끼리 내 얘기한 거 다 알아. 그러니까 닥치라 했잖아.내가 흉을 봐서 얼굴을 가림.
사진 찍어줘~도대체 찍으면 어떻게 가져갈건데... 마음에 드는데, 어떻게 줄 방법이 없네.
마음에 드는데... 어떻게 줄 방법이 없다. 기분이 좋아서 위치까지 지정해주며 찍은 건데..
몇 안 되는 기념 사진. 아, 저 마트루흐 산 바지라니. 아,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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