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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주절주절

by 길 위에 있다 2010. 3. 31.



이틀 동안 한 마디도 안 하고 살았다고 생각했다.
온종일 컴퓨터 앞에서 자판만 두드리니, 문자나 MSN은 제외하자. 
그나마  그거라도 했으니 다행이긴 하지만, 손가락으로 말하는 거 말고 목소리로 말하지 않으니 좀 답답하긴 하더라. 

 
어쨌거나 저쨌거나 어제부터 말없이 살다보니, 밥먹느라 놓친 전화가 다 속상하더라.
근데, 생각해보니, 누구 엄마를 찾는 잘못 걸려 온 전화가 어젠가 오늘 있었고
오늘은 시사인에서 정기구독료 낼 수 있느냐고 묻는 전화가 왔으니,
말은 한 거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 정작 좀 심심했던 거는
사람의 꼬라지를 한 번도 못 봤기 때문이었던 거다.

저녁에 일 끝내고 몰아서 본 <가쉽걸>과 <롤러코스터>의 남녀들 빼고는  본 인간이 없네.

아참, 낮에 우리 집에 복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어느 아줌마가 찾아 오긴 했으니, 사람을 못 본 건 아니다. 

역시, 엄마 말대로 사람은 출퇴근을 하면서 살아야하는 건가. 

집에서 일하는 거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일이 몰아서 바글바글 한 건 안 좋은 것도 같고. 

몰라 몰라

어차피 내일 출근할 때가 되면, 또 귀찮아질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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