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1 멍멍이 술 마시고 한껏 오른 취기를 가라앉히느라 자전거를 끌고 한강까지 나갔다. 오늘 산 담배는 거의 떨어져 갔고, 며칠 전 해 놨던 밥도 다 먹어버렸기 때문에 슈퍼에 들러 담배 한 갑고, 내일 아침에 먹을 짜파게티, 갑자기 땡겨버린 찹쌀떡 한 봉지를 사서 나왔다. 자전거를 타려고 하는데, 옆에 멍멍이가 한 마리 와서 섰다. 그렇게 불쌍하게 생긴 멍멍이는 처음 봤다. 지저분했고, 못 생겼고, 게다가 억울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지도 못하고, 흐음... 어쩌지... 계속 멍멍이를 바라봤다. 멍멍이는 내 옆에서 떠나지 않았다. 계속 축 처진 눈으로 날 바라봤다. 흡사... 학교 다닐 때 인문대 자판기 커피 앞에서 지나가는 선후배 및 동기들에게 "백원 만..." 하던 나의 표정 같기도 했다. 난 보지 못했.. 2010. 1.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