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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2

말로 - 벚꽃지다, 봄날은 간다 1. 콘파스 콘파스가 오기 전 날. 나한테는 구시렁과 신세 한탄을 동반한 저렴한 수다질이 잠깐 왔다 갔다. 하지만 그 후유증은 커서, 그 수다질이 테이블을 살짝 한 번 휘돌고 사라진 뒤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그날의 감정과 수다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며 자학했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바람 소리가 무서웠다. 창문을 열어 두었는지 알고 베란다로 나가보니 창문은 꼭꼭 닫혀 있었다. 창문이 그렇게 깨져 버릴 것 같았다. 문을 열어 밖을 봤다. 아. 구름이 다다다다 달려오고 있었다. 아아아 구름이 뭉실뭉실 커지면서, 작아지면서 쉴새없이 변하면서 내 머리 위를 지나갔다. 또 한 없이 밖이 궁금해서 나가봤다. 찢어진 플랜카드가 전신주 위에 걸려 있었고 오토바이가 쓰러져 있었고 각종 종이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 2010. 9. 6.
<수정> 말로와 함께, 강 결국 해낸다 했지. 프리미어를 돌려서 avi 파일로 만들어 버렸다고. 말로- 1994, 섬진강 1994, 섬진강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강물인 양 말이 없고 온종일 몸만 뒤척이다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강물되어 말을 잊고 햇살 가득 흘러 가네 나는 바람 부는 언덕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멀리 떠나지도 못하고 부끄러워 서성이다 얼굴 붉힌 노을 받으며 말없이 돌아섰네 섬진강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별빛처럼 고요하고 밤새워 홀로 속삭이다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 별빛처럼 반짝이다 어둠을 찾아드네 나는 이 어두운 강변 사연 하나 띄워두고서 마른 그 추억들 사이로 밤 깊도록 서성이다 창백한 새벽빛 받으며 말없이 말없이 돌아섰네 말없이 말없이 돌아섰네 2010.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