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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

[요르단]20180111 페트라

by 길 위에 있다 2018. 1. 14.


 

이까마 종료 한 달 전. 1이디로 페트라 입장이 가능한 기간이 한 달 남았다그래서 부랴부랴 페트라로

압달리 버스 정류장까지 우버타고압달리에서 6 30분 차를 타고 4시간 걸려 페트라 도착버스를 놓칠까 밤을 꼴딱 새워서 정말 시체가 되어 버스에서 퍼자고중간에 잠깐 휴게소에 서자 주섬주섬 내려서 각종 볼 일을 보고페트라에 도착하자마자 숙소로짐 부려 놓고 부랴부랴 페트라로.  



예전에는 못 봤는데, 고생하는 아저씨들도 있고. 

지금까지 네 번째 페트라처음 갔을 때는, 응 페트라? 그냥 그랬고두 번째부터는 늘 학원이나 친구들과 함께 가면서 와디럼 가기 전에 찍고 가는 것이서 알카즈네까지 갔다가 돌아오기 일쑤그래서 이번은페트라 ''의 정상이라 할 수 있는 '알 데이르'까지 가는 걸로   





















자 이제 걸어볼까.


시끄 안에서 라바바(ربابة) , 베두 전통 악기를 연주하던 할아버지.


이런 시끄, 그러니까 열주대로라던가, 이런 길을 걸어 걸어 걷다 보면 알카즈네에 도착한다.

굳이 페트라를 또 갈 것까지야 

당일로 갔다 와도 될 것을 굳이 숙소를 잡을 것까지야

라고 생각했는데결론적으로는 ...

 

뭐 엄청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꼼꼼하게 유물을 살피고 이런 건 절대 아니었지만서도, 늘 무리지어 정신없이 걸어서 돌아오는 게 다였는데천천히 타박타박 오랜만에 걷는 게 좋더만.

하늘이 도와 1월 한겨울-이라고 쓰지만 한국의 '한겨울'과는 천지차이-에 눈비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햇볕 따뜻한 게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물론알카즈네까지!














시끄 안에 계시던 베두 아저씨가 가리키며, 여기 봐, 사람이랑 낙타야. 와, 정말이네! 그러고 아저씨는 나에게 옛날 나바테인의 동전을 보여주며 사라고 했지만, 죄송해요, 하하.


그리고 따단, 알카즈네. 

2018년 1월 대략 오전 11시 반 즈음의 알카즈네

2017년 4월 21일 대략 오후 서너 시 경, 알카즈네

 

알카즈네를 지나가면 곧 땡볕 아래 서게 된다. 온갖 호객행위들을 뿌리치고 묵묵히 걸어가다보면, 바위 사이 그늘로 들어서게 될 것. 또할 것 같은 계단들이 반갑게 인사. 아흘란!


그 뒤로는 고행길엄청나게 가파른 돌산을 걸어서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길은 고단해 고단해

잭 스패로우를 닮은 베두 삐끼들을 비롯해 각종 호객 행위들을 뿌리치고그 와중에 그들과 농담을 따먹으면서 직진초반에는 상큼발랄하게 웃다가걷기가 2시간이 넘어가면 세상만사 귀찮

 

엽서 팔던 꼬꼬마

-이거(엽서 묶음) 1달러야

-나 달러 없어

-그럼 1디나!!

-나 그거 집에 잔뜩이야나 여기서도 예전에 샀단다

-나한테도 사

 

당나귀 몰던 샤밥

-나는 이게 람보르기니라든가 페라리라는 소리는 안 해그냥 내 당나귀를 타 봐

-싫어무서워안 타

-내가 옆에서 같이 걸어갈 거야너 알데이르까지 얼마나 걸리는 지 알아진짜 힘들어내 당나귀 타면 달랑 15분이면 정상에 도착해근데 너가 걸어가면 두 시간은 걸려

두 시간달랑왈라함두릴라

어찌어찌하다보니 한두명의 삐끼의 호객 행위를 뿌리치다가주변에 지나가던 삐끼들이 뭐라뭐라서로서로얘 한국앤데아랍어 해이것은 흡사친구들에게 건네는 경고 같은 느낌얘 알아들으니까 뒷담하지마,와 같은 느낌.  

하지만너네가 뭐라 했어도 쥐뿔 못 알아들었을 테다

여하튼 이렇게 네다섯명의 삐끼들과 꽤 걸었는데저 함두릴라에 모두 대 폭소

그렇지두 시간까짓것 뭐


  

  

이 처자는 참 멋졌다. 당나귀를 타라는 걸 안 타자, 보조 배터리 있냐며, 얼마냐 묻더니 당나귀를 태워줄테니 보조 배터리를 달라고 했다.


웅장하지. 저저저저저 너머 어딘가에 아마도 알카즈네가..


이렇게 이렇게 걷고 걷고, 계단을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면 알데이르에 도착한다. 


자 도착, 알 데이르는 어디? 오른쪽 바위산이 알 데이르.






 

알카즈네보다 더 웅장하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그건 잘 모르겠고, 알카즈네보다 좀 더 투박하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마음에 들었어.

알데이르 앞의 매점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싶었는데네스카페 한 잔에 2디나라는 것에 기함, 아저씨에게 

"네스카페에 2디나(턱을 치켜들고 혀를 차며)."

아저씨 수줍에 웃으며,

" 1디나에 해 줄게." 

그래서 네스카페에 탈을 쓴 정체불명의 커피를 마시며 알데이르를 지그시 감상하다가

저 위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깎았을까

여까지 사람들은 당나귀낙타를 타고 올라왔을라나.

거참너거들은 그때부터 고생이었구나... 라고 생각하다가.
















알데이르를 지나서전망 좋은 포인트라고 적혀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감뭐가 있길래

근까절벽 끄트머리저 멀리 수묵화처럼 펼쳐진 능선들이 보이는 자리였다. 물론 그 포인트라는 것, 매점이 있다는 얘기밖에 안 되는 거였지만, 그 포인트 자체보다그곳까지 가는 척박한 구릉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사진을 찍고 또 찍고


황량한 길을 지나가면 저 멀리, 저 왼쪽, 오른쪽에 각각 매점 하나 씩 있는 포인트 등장. 왼쪽으로 가볼까.



이 길이 제일 좋음.

 




아, 다나인듯 아닌듯.




버스에서 내 뒤에 앉았던 아저씨는 이라크 사람이었다. 그 아저씨가 애를 둘 데리고 탄 여인네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얼핏 들었는데, 여인네는 무슨 무슨 일이 있어 페트라에 가는 길이었고, 아저씨는 여행 중이라 했다. , 이라크 사람이구나, 얘기하고 싶어라

 

아저씨를 페트라 걷는 와중에 두 번이나 만났다

페트라 초입에서, 아저씨는, 어떤 무리들을 이야기하며 그 무리들과 내가 일행이 아닌지, 그 무리들은 어디에 있는지 물었고, 나는, 몰라요, 하고 떠났는데, 그 아저씨를 알데이르에서 다시 만났다. 나는 막 내려가려는 찰나, 아저씨는 막 도착한 찰나

아저씨는 너무 힘들어 보였고, 여기가 끝이냐고 물었다

, 여기가 끝이에요. 그러다가, 아저씨한테 여행왔냐? 이라크에서 왔냐고 물었다

아저씨는 그렇다고, 나는 이라크 어디에서 왔냐고, 묻고아저씨는 바그다드에서 왔다고. 너무 반가워서, 바그다드 어디에서 왔어요? 물었더니 아저씨가 바그다드는 바그다드지. 시큰둥하게. 말해봤자, 너가 알겠냐, 와 같은 분위기여서, 내가 예전에 바그다드 갔었어요. 했다

 

그제서야, , 하며 아저씨가 동네 이름을 말해줬지만, 역시나 모르는 동네였다.

아저씨는 너는 어느 동네 갔냐물어서 이름을 말해줬지만, 거지같은 내 발음 때문인지 아저씨는 모른다고 했다

 

그러고 아저씨와 빠이빠이 인사하고, 아저씨는 이따 버스에서 만나자, 라고 했지만

나는 내일 가요, 인사하고 헤어졌다.

 

그러고 아, 아쉬웠다

요즘 어떤지, 아저씨는 차를 타고 왔는지 비행기를 타고 왔는지

이런 거를 하나도 못 물어봤네



알데이르를 떠나서, 겁나 천천히 페트라를 걸어 나왔다

겁나 다리가 아팠고운동부족인지 한 살을 또 먹어서인지 

진이 다 빠졌고

 

걸어나가다가 언덕 위로 올라감. 한눈에 들어오는 구만. 하지만 결국 저기로는 못 가봄. 겁나 지쳤었음.


알카즈네 맞은편. 저 바위산 사이로 난 길에 들어서면 다시 시끄. 이제 숙소로.


   꽤 뒷모습을 자주 봤던 노부부. 서로 손 잡아 주고, 함께 얘기를 나누고, 사진 찍는 상대방을 기다려주고.   여러 번 마주쳤던 이라크 아저씨와 그 아들. 아저씨 힘들었는지 말 타고 가시다가 시끄를 나서자 재빨리 마차로 갈아타심. 아마 암만 가는 버스 시간에 맞추시려 했던 듯.


택시를 타고숙소로

나이트 페트라를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는 걸로.


* 페트라 관련 정보


-교통

암만에서 매일 아침, 압달리 제트 버스 정류장에서 6시 반에 제트 버스가 있음. 압달리에서 출발한 버스는 7서클 제트 버스 정류장에서 한 번 더 서는데, 대략 15분 정도 후.  

미리 인터넷으로 표를 예매하는 게 좋고, 여권 지참. 페트라에서 암만으로 돌아오는 일정이 정해져 있다면 왕복 표를 예매하고 사는 게 좋음. 

페트라에서는 오후 4시에 암만으로 출발(페트라 주차장). 3시 반부터 버스 탑승 가능. 만약 표를 안 샀다면 페트라 주차장에서 사면 되는데, 따로 사무실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주차장에 있는 매점에서 버스표를 사고 싶다고 말하면 표 검사하는 아저씨를 알려 줌. 그 아저씨에게 사면 되지만, 만석이 될 수가 있기 때문에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하는 게 나을 듯.(나는 예매도 안 하고 그냥 표를 달라고 했는데, 천만 다행으로 자리가 있었음.) 

-숙소

페트라 바로 앞에도 꽤 호텔이 있지만 비싸다고 하고. 와디무사라는 마을이 페트라가 있는 동네인데, 페트라 입구에서 저 멀리 언덕 위에 있는 마을임. 꽤 많은 숙소가 있고 식당도 있고, 밤에는 일몰도 볼 수 있는 숙소가 있다지만, 내 경우에는 창 열면 벽이 나오는 숙소였던지라 그냥 저냥. 

암튼 와디무사에 숙소를 잡으면 페트라까지 택시를 타야 하는 경우가 생김. 숙소에서 내려오는 건 문제가 없는데, 페트라에서 진이 다 빠진 후에 그 언덕길을 다시 올라갈 엄두가 안 남. 

숙소 중에 셔틀 운행하는 곳도 있고, 셔틀을 운행하지 않는다면 택시를 낯 모르는 여행객과 함께 타는 방법이 있음. 일단 페트라가 전반적으로 물가도 비싸고, 택시비도 기사별로 천차만별이라. 나같은 경우, 어떤 이는 와디무사까지 5제이디 달라는 사람도 있었음. 와 이 아저씨가. 

1제이디 가려는 기사는 거의 없고, 2제이디 정도면 무난. 


-기타 등등

페트라 유적지 안은 다 비쌈. 전부 비쌈. 물이나 열량 섭취용 주전부리는 와디무사에 있는 슈퍼 중에 하나에서 사는 게 현명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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