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즌부터 시작해서, 접을까 말까 고민할 정도로 지지부진 재미없었던 때를 간신히 지나서
요즘도 꾸준하게 보고 있는 드라마가 수퍼 내추럴이다.

초 간단히 정리하면 형 딘과 동생 샘의 퇴마록 정도인데, 아빠가 죽을 때 우울이 바닥을 치더니
샘이 지구 종말의 징조를 만들고부터(스포일러니까 넘어가고) 요한계시록의 세기말적인 분위기가 극단으로 치달았다.

그러니까 단적으로 '재미'가 없어졌다. 여기서 '재미'란, 귀신과 유령과 흡혈귀와 늑대인간 등을 총망라한 공포의 중간 중간에 끼어드는 잡스러운 유머들을 이야기한다. 이게, 이 드라마가 우울과 암울의 총체와 같은 분위기를 풍길 때마다 드는 '이 드라마 집어치울까보다!'와 같은 생각을 접게 만든다.

예를 들어 이런 것. 인상적인 것만.

1.
맨날 둘이 전국 일주하며 귀신 잡는 동안, 당연하게도 모텔을 숙박 업소로 삼을 수밖에. 이게 반복될 수록 점점 모텔 주인들이 이렇게 묻는 횟수가 늘어난다.
(므흣하게 웃으며)"퀸 사이즈 하나요?" 버럭 딘, 더블이요!
(시즌이 거듭될 수록 드라마 팬 중에서는 괜히 이 형제의 러브라인을 우스개로 삼고는 했는데, 결국, 4시즌인가, 드라마 속에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가 나오고, 그 만화의 팬들 중에는 이 둘의 러브라인을 실제로 만들고 만다. 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딘과 샘은 당연히 경악.)

 2.
이 드라마를 보게 된 이유가, 동생인 샘이 나오는 드라마(길모어 걸즈)를 보다가, 이 어리숙한 녀석이 맘에 들어서였다. 물론 그 마음은 이제 시들해버렸지만.
암튼, 형제가 귀신 잡으러 할리우드 세트장에 가면 세트장 도는 차를 돌면서 딘이 말하지.
"아, 저기서 길모어 걸즈를 찍었구나!" 그럼 샘은 난감한 표정으로 딘을 바라본다.

뭐,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두 드라마를 다 본 나로서는 참 반갑고 재밌을 수밖에.

그러니까, 이런 것. 딘과 샘의 얼토당토 않는 유머라든지 이런 것이 참 재밌다는 거.

이런 분위기가 점점 사라져 짜증이 나는 판에, 일단 지지난 에피에서 팡! 터진 것은 패리스 힐튼이 나온 것이다. 설정은 패리스 힐튼 마네킹에 귀신이 씌여서 해코지를 하는 그런 거였는데, 딘이 패리스한테 직싸라게 얻어터지고, 샘이 막 웃으니까 딘이 말한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뭔 소리인가 했는데, 샘이 말한다.
"그러니까 형은, 으하하하, 패리스 힐튼한테 쪽도 못 쓰고 얻어터진거네!! 으하하하."

암튼 웃겼다. 샘과 패리스 힐튼이 영화 <하우스 오브 왁스>에 같이 나오는데, 이 에피에서는 지난 번 <길모어 걸즈>처럼 그 영화를 얘기하기도 하지. 암튼요. 

정말 대박은 이번, 5시즌 여덟 번째 에피소드. 푸하하하, 한밤 중에 대폭소. 

일단, 갑자기 시트콤으로 시작. 난 시트콤 싫어하는데, 갑자기 왠 시트콥. 이번 회는 이런 게 설정?

요지는, 트릭터스라는 요괴 비스무리한 애가, 이 형제들은 여기 저기 드라마 속에 집어 넣는 거라. 얘네들은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시트콤에서 이상한 연기를 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연애질하는 의학 드라마 속에도 들어가고(시애틀 머시 병원? 그건 분명 합병 이후의 <그레이 아나토미>가 분명하다. 데릭을 '닥터 섹시'라고 하는데 대폭소.), 이상한 연고 광고도 해야 하고, 퀴즈쇼에도 참가해야 하고. 

하지만 역시 대박은 시트콤의 인트로와 CSI 재연.
열라리 심란한 슈퍼내추럴 인트로가 생기발랄깜찍 인트로로 재탄생. 
도대체 이런 샤방샤방한 팝이 어울리기라도 하느냐고! 딘이 제일 싫어할 법한 음악을 골라낸 것도 센스있고, 까닥없는 샤랄라한 형제의 웃음, 느닷없는 클로즈업. 게다가 자전거를 타는 씬이라니! 

'한밤중에 선글라스를 끼고 맨날 똑같은 설정만 있는 형사물은 싫다!' 는 딘의 외침도 무시한 과학수사대 역할. 대박 웃겼음. 특히, 잘 보이지는 않지만, 풀샷할 때 멀리 보이는 샘의 허리손 포즈는 정말 똑같다고! 게다가 두 형제의 선그라스 쓰는 포즈는 볼 때마다 웃기다.

뭐, 막판에 다시 우울해지긴 했지만, 재밌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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